청약 가점 60점 맞춰놓고 또 광탈했다는 글, 커뮤니티에서 엄청 많이 보이잖아요. 나만 그런 게 아닌 거 알면서도 막상 내 얘기 되면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싶어지더라고요. 근데 사실 구조를 알고 나면 조금 다르게 보여요.
가점제는 점수 높은 순으로 줄 세워서 앞에서부터 뽑는 방식인데요. 문제는 그 줄에 점수 똑같은 사람이 수백 명씩 몰린다는 거거든요. 이 경우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44조에 따라 동점자끼리 별도로 추첨을 해요. 점수 싸움이 아니라 그냥 제비뽑기가 되는 거죠.
확률로 보면 진짜 잔인해요
예를 들어볼게요. 100가구 분양하는 단지에서 60점짜리 지원자가 200명인데, 그 점수대에 배정된 자리가 20개라면? 확률은 딱 10%예요. 한정판 스니커즈 응모하는 거랑 별 차이 없는 거잖아요. 더 높은 점수대 사람들이 80가구를 먼저 가져가고, 남은 20자리를 200명이 나눠 갖는 구조인 거예요. 점수 열심히 올려봤자 커트라인 근처에서 이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게...
서울 인기 단지 기준으로 커트라인이 60점에서 65점 사이인 경우가 흔해요. 거기서 동점자가 수백 명 몰리는 건 그냥 일상이고요. 통계적으로 같은 점수로 5번에서 10번 연속 떨어지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존버한다고 확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럼 가점 60점은 어떻게 만들어지냐면요.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이면 32점, 부양가족 3명이면 20점, 청약통장 10년 이상이면 17점인데 총점이 69점 만점이에요. 60점대 진입 자체가 쉬운 게 아닌데, 막상 그 점수 찍어도 추첨판에 올라가는 구조라는 게 좀 허탈하긴 해요.
그럼 뭘 바꿔야 하냐면
두 가지 방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점수를 아예 더 올려서 동점자 추첨 구간 위로 올라가거나, 아니면 경쟁자가 덜 몰리는 지역이나 단지를 노리는 거예요. 인기 단지만 계속 넣다 보면 확률이 편의점 포인트 당첨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거든요.
청약 떨어진 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거, 알면서도 기분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구조 알고 지는 거랑 모르고 지는 거랑은 다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