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 처음 했을 때 진짜 어이없는 일이 있었거든요. 나는 증거금 500만원 넣었고, 친구는 5만원 넣었는데... 친구가 더 많이 받아온 거예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제가 배정 구조를 하나도 모르고 뛰어들었던 거더라고요.
2021년부터 공모주 배정 방식이 바뀌었는데요, 한정판 운동화 응모처럼 '추첨'으로 나눠주는 균등배정이랑, 줄 길게 선 사람한테 더 많이 주는 비례배정, 이 두 가지가 딱 반반으로 의무화됐어요. 균등배정은 말 그대로 청약한 사람 수로 공평하게 쪼개는 방식인데, 5만원 넣든 5000만원 넣든 추첨 앞에선 동등한 거잖아요. 경쟁률이 치솟으면 1주 받거나 0주 광탈이거나 둘 중 하나예요. 반면 비례배정은 내가 넣은 증거금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만큼 배정받는 구조인데, 경쟁률이 워낙 높으면 소수점 이하로 떨어져서 결국 0주가 되는 경우도 꽤 있더라고요.
친구는 왜 더 받았냐면
친구가 쓴 방법은 단순했어요. 증권사마다 배정 물량이 다르고, 일부 증권사는 같은 종목이어도 중복 청약이 되거든요. 균등배정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증권사를 골라서 5만원씩 여러 군데 넣은 거예요. 소액으로 여러 채널에 분산한 셈인데, 결과적으로 균등 추첨에서 여러 번 당첨된 거죠. 나는 한 곳에 몰빵해서 비례배정에 기댔는데,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배정 수량이 예상보다 훨씬 적게 나왔고요.
편의점 1+1 행사에서 하나 집으려다 뒷사람한테 다 뺏긴 기분이랑 비슷했어요.
사실 돈이 많다고 반드시 유리한 게 아니라는 게 공모주의 묘한 지점이에요. 균등배정에선 운이 변수가 되고, 비례배정에선 규모가 변수가 되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어떤 증권사에서 얼마나 넣을지를 청약 전에 계산해봐야 하거든요. 그냥 공모가 좋아 보인다고 덥석 넣는 건... 저처럼 될 수도 있으니까요.
다음 청약 때 친구한테 어느 증권사 쓰냐고 물어볼 생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