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넣고 나서 '어? 나 돈 왜 아직도 없지?' 하고 통장 들여다본 적 있죠? 저 처음에 진짜 당황했거든요. 50만 원 넣었는데 며칠째 그냥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거잖아요. 광탈이라도 하면 그 돈 언제 돌아오나 싶어서 매일 앱 켜봤는데요, 알고 보니 이게 다 정해진 순서가 있더라고요.
공모주는 일반 주식 거래랑 달라요. 내가 청약 버튼 누른다고 바로 처리되는 구조가 아니에요.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동시에 넣는 주문을 하나하나 다 모아야 하고, 균등 배정(모든 청약자에게 동일하게 나눠주는 방식)이랑 비례 배정(청약 금액이 많을수록 더 받는 방식)을 따로 계산해야 하거든요. 여기다가 예탁결제원이라는 기관을 거쳐서 일괄로 처리하는데, 이게 당일 처리가 아예 불가능한 시스템이에요. 그러니까 청약일 기준으로 배정 발표가 하루 뒤, 환불이 이틀 뒤, 실제 상장은 일주일에서 열흘 뒤... 현실적으로 2주가 그냥 훅 가는 거예요.
그래서 내 돈은 정확히 얼마나 묶이냐면
공모가 1만 원짜리 주식 100주 청약한다고 치면, 전액을 다 내는 게 아니에요. 증거금 50%, 그러니까 50만 원만 먼저 내요. 근데 경쟁률이 500대 1이면 500명 중 1명만 배정받는 구조잖아요. 나머지 499명은요? 그냥 이틀 기다렸다가 50만 원 전액 돌려받아요. 이자 한 푼 없이요. 그 이틀 동안 증권사가 내 돈 갖고 있는 건데, 뭔가 억울하지 않나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규정이 그렇다는데.
한정판 스니커즈 응모할 때 선입금 걸고 기다리는 느낌이랑 비슷한 것 같아요.
경쟁률이 높고 낮고는 환불 날짜랑 아무 상관이 없어요. 경쟁률 5대 1이든 1000대 1이든, 환불은 무조건 배정 발표 다음 날이에요. 시스템 정산 절차가 그렇게 짜여 있으니까, 존버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청약을 여러 종목 동시에 넣다 보면 돈이 여기저기 묶여서 정작 쓸 돈이 없는 상황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제일 함정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