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청약하고 나서 환불 문자 받을 때마다 드는 생각 있잖아요. 며칠 동안 500만원, 1,000만원씩 맡겨놨는데 이자가 단 1원도 없다는 거...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알고 나니까 좀 허탈하더라고요.
증거금이라는 게 청약할 때 맡기는 보증금 같은 거예요. 1,000만원어치 신청하면 절반인 500만원을 며칠간 증권사에 예치해두는 구조인데요. 법적으로 증권사가 이 돈에 이자를 줘야 한다는 의무가 없거든요. 그냥 관행적으로 안 줘왔고, 아무도 딱히 문제 삼지 않았던 거예요. 짧으면 2일, 길면 3일.
근데 기회비용으로 계산하면 얘기가 달라지거든요
파킹통장 연 3.5% 기준으로 1,000만원을 3일 묵히면 약 2,877원이 날아가는 셈이에요. 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네 싶죠? 근데 인기 공모주는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기도 하잖아요. 광탈 각오하고 최대한 넣으려면 1억씩 넣는 분들도 있는데, 그러면 같은 조건에서 약 2만 8천원이 그냥 증발하는 거예요. 한정판 운동화 사려고 밤새 줄 서는 것처럼, 좋은 공모주일수록 더 많이 넣고 더 많이 손해보는 구조인 셈이에요.
증권사 입장에서 보면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져요. 수십만 명이 며칠간 맡긴 돈을 다 모으면 수천억, 많게는 수조 원짜리 단기 자금이 생기거든요. 카카오뱅크 IPO 때 몰린 증거금이 58조원이었는데, 이걸 연 2%로 3일만 굴려도 추정 수익이 약 950억원이에요. 950억. 우리가 편의점에서 거스름돈 100원 챙기는 동안 저쪽에선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하냐면
요즘은 청약 전날에 딱 맞춰 입금하고, 환불되는 날 바로 파킹통장으로 옮기는 루틴을 만들었어요. 하루라도 더 이자 받는 게 낫잖아요. CMA 계좌(증권사 연계 통장으로 매일 이자가 붙는 계좌)를 쓰면 증거금 넣는 기간도 어느 정도 커버가 되고요. 경쟁률이 뻥튀기될 것 같지 않은 종목은 소액만 넣는 것도 방법이에요. 어차피 배정 물량도 적은데 괜히 목돈 묶어두는 것보다는.
아는 만큼 덜 손해보는 게 재테크인 것 같아요, 점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