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해지하면 그냥 돈 돌려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했던 적 있잖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해지하는 순간 납입 횟수가 0으로 초기화되고, 가입 기간도 그냥 증발해요. 청약가점에서 가입기간 항목이 최대 17점인데, 그게 다 날아가는 거예요. 점수 17점이 적어 보여도 청약판에서는 그게 광탈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숫자거든요.
잠깐, 1순위 조건부터 짚고 가면요.
수도권 기준으로 가입 후 1년 이상 지나고 12회 이상 납입해야 1순위가 되는데, 투기과열지구는 기준이 더 빡세요. 2년 이상에 24회 이상. 비수도권은 6개월에 6회로 문턱이 낮긴 한데, 어쨌든 해지하면 다시 줄 맨 뒤로 돌아가는 거잖아요.
10만 원 넘게 넣는다고 더 인정받는 거 아니에요
월 납입 인정액이 10만 원까지거든요. 20만 원씩 넣어봤자 점수 계산할 때는 10만 원 넣은 거랑 똑같이 취급해요. 한정판 티켓인데 2장 살 수 있다고 해서 4장 사봤자 1장만 쓸 수 있는 것처럼요. 민영주택 청약할 때는 예치금(통장에 미리 넣어둬야 하는 최소 금액)도 필요한데, 서울·부산에서 85㎡(약 25평) 이하 노리면 300만 원, 102㎡(약 31평) 이하면 600만 원은 채워놔야 해요.
그리고 이게 진짜 뼈아픈 케이스인데... 매달 10만 원씩 꼬박꼬박 24개월을 채웠다고 생각해봐요. 240만 원 납입에 투기과열지구 1순위 조건도 딱 맞는 상태예요. 이걸 해지하면 다시 2년을 기다려야 하고, 그 사이에 좋은 분양은 그냥 지나가는 거예요. 돈보다 시간이 더 아까운 거잖아요. 존버한 2년이 한 번의 클릭으로 리셋되는 거니까요.
사실 저도 통장 정리할 때 이거 그냥 없애버릴까 고민했었어요. 잔액이 얼마 안 되니까 뻥튀기된 것도 없고 별거 아닌 것 같아서요. 근데 찾아보면서 내가 지금 몇 점짜리 자격을 들고 있는지 감이 오더라고요.
해지 전에 한 번만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